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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블로그에 쓴 글을 가져왔습니다. 원문은 http://blue-reminiscence.tistory.com/242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16년 6월 21일에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킥스타터 프로젝트, <마이티 No. 9 (Mighty No. 9)>이 3년간의 개발 끝에 발매가 됐습니다. 한동안 캡콤에서 <록맨> 시리즈를 거의 버려두다시피 했기 때문에 팬들은 새로운 <록맨> 시리즈에 대한 갈증이 깊어져만 갔고, '록맨의 아버지'라 불리는 이나후네 케이지 씨가 캡콤에서 독립하고 <록맨> 시리즈의 정신적 후속작을 만들겠다는 소식을 킥스타터를 통해 전달했습니다. 당시에 전례없는 킥스타터 성공 사례를 만들어냈고, 원래 목표 금액을 아득히 넘어 400만 달러 이상의 후원금을 얻어내는데 성공합니다. 그러나, 욕심이 과했던 탓인지 수차례 발매 연기가 이뤄지고 이런저런 논란이 끊이지를 않았는데 드디어 그 결과물이 등장했습니다. 과연 그 논란 속에서 <마이티 No. 9>은 <록맨> 시리즈의 정신을 제대로 이어받았을지, 소문대로 정말로 망작인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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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제목 |
마이티 No. 9 (Mighty No. 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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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일 |
2016년 6월 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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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횡스크롤 액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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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사 |
콤셉트 (Comcept) / 인티 크리에이츠 (Inti Creat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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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리셔 |
딥 실버 (Deep Silv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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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 플랫폼 |
PC (Steam), PS4, PS3, PS Vita, XONE, X360, Wii U, 3DS |
<스토리>
전반적인 스토리의 느낌은 <클래식 록맨> 시리즈와 비슷한 톤입니다. <록맨 X>나 <록맨 제로>에서 보이는 철학적인 내용은 보이지 않습니다만, 엔딩에서 아주 살짝 암시되긴 합니다. 전반적으로는 밝은 느낌이긴 한데, 혹시 <록맨 X>나 <록맨 제로> 시리즈의 '인간과 로봇 간의 공존'에 대한 어두운 이야기를 생각하신 분들께서는 약간 실망하실지도 모르겠네요.
(▲ 록맨 팬들에게 있어서는 아주 익숙할 연도, 20XX.
영어 자막으로는 '현재'라고 나오지만, 일본어 자막으로는 분명히 '20XX'.)
이야기의 배경은 근미래(20XX)이며, 인간들의 유흥거리로 로봇들끼리 서로 싸우는 스포츠가 성행하고 있는 때입니다. 그것이 바로 정부가 직접 주최하는 '배틀 콜로세움'이라는 이름의 로봇 격투 대회이며, 'Dr. 화이트'가 만들어낸 '마이티 넘버즈'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마이티 넘버즈의 9번째 로봇인 '벡'은 형제들에 비해서 약했기에 팀의 발목을 잡는 존재였죠. 이 부분은 게임에서 따로 나오는 내용은 아닙니다.
(▲ 커다란 사태가 벌어진 것치고는 좀 조용해보이는 건 기분탓일까...)
그러던 중에, 갑자기 나타난 바이러스로 인해 미국의 로봇들이 전부 폭주해버리는 사태가 발생했고 마이티 넘버즈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벡은 유일하게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았고, 또한 바이러스 사태가 발생하면서 동시에 벡의 능력이었던 '셀 (Xel) 흡수' 능력이 발동하게 됩니다. Dr. 화이트가 벡에게 그런 기능을 넣었던 것은 사실이나, 어째서 갑자기 그 기능이 활성화된 것인지는 그도 알지 못했죠. 어찌됐든 셀 흡수 능력을 깨우친 벡은 그것을 통해 다른 로봇들을 치료할 수 있었고, 그것을 알게된 Dr. 화이트는 현재 가장 위협적인 존재인 마이티 넘버즈를 구해내기 위해 벡을 보내 긴급 사태를 해결해보고자 합니다.
(원문에서는 스토리의 전체적인 내용을 훑고나서 가려뒀는데, 여기서는 가리는 기능이 없는 것 같아 스포일러가 될 내용은 삭제했습니다. 전체 내용을 읽어보고 싶으신 분들께서는 원문을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사태에 대해 논의 중인 Dr. 산다와 Dr. 화이트.)
벡이 형제 로봇들을 구해내면서 흡수한 셀 데이터를 통해 이 폭주 사태의 원인을 파악해보고자 했던 Dr. 화이트는 도저히 그 비밀을 알아낼 수가 없었는데, 여러 데이터를 확인해본 Dr. 화이트는 한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내게 됩니다. 그 가능성을 증명해내기 위해서는 이번 사태의 근원지로 추정되는 로봇 회사인 체리 다이내믹스의 회장인 '그레이엄 회장'과 그레이엄 회장이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했으며 이전에 '사이버 테러'로 인해 수감된 상태인 'Dr. 블랙웰'을 직접 만나봐야 했습니다. 그래서 Dr. 화이트를 돕고 있던 'Dr. 산다'와 서포터 로봇 '콜'은 Dr. 블랙웰을 만나기 위해 그가 수감되어 있는 감옥으로 침투해 들어갔고, Dr. 화이트는 벡 덕분에 치료된 마이티 넘버즈를 데리고 체리 다이내믹스로 향합니다.
(▲ 감옥에 수감되어있던 Dr. 블랙웰.)
잠시 Dr. 블랙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죠. Dr. 블랙웰은 이름만 봐서는 악당일 것 같지만, 사실 착한 박사로 예전에 체리 다이나믹스에서 근무하던 로봇 공학자입니다. 또한, Dr. 화이트의 아버지이기도 하죠. 이 이야기를 어디서부터 풀어가야할지 조금 어려운데, 일단 Dr. 화이트의 본명은 '빌 블랙웰'로, Dr. 블랙웰의 아들이며 아버지와 아들 둘 다 뛰어난 로봇 공학자입니다. Dr. 화이트는 벡의 프로토타입 격으로 '트리니티'라는 로봇을 만든 적이 있는데, 벡과 동일하게 다른 로봇의 셀을 흡수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Dr. 화이트는 이를 통해 로봇도 인간처럼 진화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으나, 이것이 굉장히 위험하다고 판단한 Dr. 블랙웰은 트리니티를 동결시킵니다. 이 때문에 부자 간에 다툼이 있었고, Dr. 화이트는 자신의 원래 이름을 버리고 '윌리엄 화이트'라는 이름을 가진 채, Dr. 산다가 있는 '산다 테크놀로지'로 들어갑니다. 그러던 와중에 트리니티를 통해 돈을 많이 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던 그레이엄 회장은 트리니티를 전투용 로봇으로 개조해야겠다는 야망을 갖고 트리니티의 동결을 풀고자 합니다. 이를 알게된 Dr. 블랙웰은 이를 막고자 전국적으로 사이버 테러를 감행해 모든 로봇의 작동을 멈추는 데 성공하죠. 이후에 그레이엄 회장은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Dr. 블랙웰을 수감시킵니다. 사이버 테러가 실은 악의가 있어서가 아니라 더 큰 문제를 미리 방지하고자 함이었던 것이죠.
(▲ Dr. 블랙웰과 만나는데 성공한 Dr. 산다와 콜.)
다시 본래 스토리로 돌아와서... Dr. 산다와 콜은 Dr. 블랙웰을 만나는데 성공하고, 지금 사태에 대해 물어봅니다. 그레이엄 회장이 확신했던 것과는 달리 역시나 이번 사태의 배후는 Dr. 블랙웰이 아니었습니다. Dr. 블랙웰은 예전에 자신이 예견했던대로 로봇의 진화는 위험하다는 것을 확신하는 말투를 보입니다. 또한, 그레이엄 회장을 직접 만난 Dr. 화이트는 자신의 가설을 입증하는데 성공합니다. 그레이엄 회장이 이전에 실패했던 계획을 다시 한 번 시도했던 것이죠. 자신의 돈벌이를 위해 트리니티를 가동했던 것인데, 트리니티는 벡과는 달리 셀 흡수에만 혈안이 되어 있었기에 이 모든 사태가 벌어진 것입니다. 이렇게 될줄 당연히 몰랐던 그레이엄 회장은 사태가 벌어지자 모든 것을 Dr. 블랙웰에게 뒤집어 씌우려고 했던 것이죠.
(▲ 난장판이 된 배틀 콜로세움의 모습.)
이제 모든 사실을 알았으니 트리니티를 막아야합니다. 하지만 트리니티는 배틀 콜로세움에서 수많은 셀을 흡수하고 배틀 콜로세움 자체를 장악해버린 상황이었습니다. 그 어떤 로봇이라도 근처에 가기만 해도 곧바로 흡수되어버릴 판이었죠. 이를 막을 수 있는 것은 벡 뿐이었습니다. 셀 흡수만을 생각하고 있던 트리니티는 벡과의 싸움 끝에 벡에게서 '학습'하는데 성공하고, Dr. 화이트가 의도했던대로 '진화'에 성공합니다. 그렇게 해서 이 모든 사태가 정리되고, 다시 세계는 평화를 되찾습니다.
(▲ 아버지인 Dr. 블랙웰과 언쟁 중인 Dr. 화이트.)
엔딩 크레딧 이후에 Dr. 화이트는 벡과 트리니티를 통해 '로봇은 진화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고 확신했고, 그것을 부정했던 아버지를 찾아가 보란듯이 자랑합니다. 하지만 Dr. 블랙웰은 이번엔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일침하고, 언젠가는 로봇의 진화가 인류에게 있어서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그리고 벡이 과연 네가 말하는 진화된 로봇일지 두고보겠다는 말을 남기죠.
쓰다보니 좀 길어졌습니다만, 보시다시피 그렇게 대단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엔딩 부분에서 보이는 후속작에 대한 암시와 <록맨 X> 시리즈와 <록맨 제로> 시리즈를 연상케하는 부분이 흥미롭기는 합니다. 이후에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킬지는 두고봐야겠지만, 어쨌든 본편의 스토리는 그냥 나쁘지 않은 정도 같습니다.
(▲ 무섭게 생겨보이는 저 캐릭터가 바로 '레이'.)
또한, DLC로 제공되는 '레이'라는 캐릭터가 있습니다. 다른 DLC에 비해서 따로 스토리가 제공되며, 본편 전부를 레이로 플레이하며 진행하는 스토리도 있습니다. 그런데 본편의 이전이나 이후에 벌어지는 이야기가 아니라, 본편 스토리와 겹쳐서 진행되는 스토리다보니 평행 세계 이야기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PSP용 게임인 <이레귤러 헌터 X>의 '바바' 스토리와 비슷한 성격이라고 생각됩니다.
(▲ 일러스트레이션이 인게임 그래픽보다는 확실히 뭔가 있어보인다.)
<록맨 X> 시리즈의 '제로'가 모티브인 것으로 보이는 '레이'의 본명은 '레이첼 (Raychel)'이며, 보통 알고 있는 제로보다는 '각성 제로'의 모습에 가깝습니다. 레이에게는 12시간 동안 셀을 흡수하지 않으면 사망한다는 콘셉트가 있는데, 이 부분은 아무래도 <클래식 록맨> 시리즈의 '브루스'의 콘셉트를 알맞게 빌려온 것 같습니다. 실제로 게임을 진행할 때도 레이의 에너지는 지속적으로 닳죠. 자신이 어째서 존재하는지, 자신은 어째서 셀을 계속해서 흡수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자신의 공허함을 달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그 답을 갈구하고 있으며, 그 답은 Dr. 화이트로부터 찾을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스토리의 큰 줄거리는 Dr. 화이트를 찾으며 자신이 갖고 있는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함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Dr. 화이트를 본명인 '빌'로 부른다는 점이며, 레이의 코드네임인 '마이티 No. 0'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마이티 넘버즈의 일원이라는 점도 꽤나 흥미롭습니다. 다만, 그 모든 해답은 후속작에서 해결될 것으로 보이네요.
레이의 스토리는 다른 관점에서 전체적인 스토리를 다시 본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는 하나, 사실 레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원래 모티브인 제로에 비해 매력이 별로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렇다보니 스토리 상으로 볼 때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그런 느낌입니다. 또한, 레이의 스토리를 통해서 궁금증이 해결되기는 커녕 모든 것이 떡밥 뿐이라서 스토리를 완료했음에도 찝찝한 느낌이 드는 것도 한몫한 것 같습니다. 후속작에서 다시 레이에 대한 이야기를 풀 것이라면 이번처럼 수박 겉핥기 식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파고드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네요.
별개로 레이의 게임플레이는 벡과는 굉장히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하다보니 신선하다고 생각됩니다. 레이의 능력이 벡에 비해서 뛰어난 점은 있지만, 지속적으로 닳는 에너지라는 핸디캡 때문에 체감 난이도는 벡보다 훨씬 높습니다.
<그래픽>
그래픽은 분명 실망스럽습니다. 아주 많이 실망스럽습니다. 킥스타터 캠페인 이후에 인티 크리에이츠에서 7일만에 샘플로 만들었다던 테크 데모 영상이 훨씬 그래픽이 좋다는 것은 뭔가 많이 잘못됐다는 것이겠죠.
(▲ 이것이 인티 크리에이츠가 언리얼 엔진 테스트 겸해서 7일만에 만들었다던 데모 영상.
본편과 여러모로 차이가 많이 나고 있다.)
아무래도 게임 엔진에 돈을 덜 들이기 위해서 오래된 엔진을 사용했던 것과 무리하게 너무 많은 플랫폼에서 작동하게 하려던 것이 큰 원인이었다고 보여집니다. 콘솔 세대도 넘나드는데다가 거치형 콘솔과 휴대용 콘솔 모두에서 동일하게 돌아가게끔 작업하려니 힘들었겠죠. 또한, 돈을 덜 들이려고 쓴 오래된 엔진이 개발 도중에 지원이 중단되는 바람에 개발진이 직접 엔진을 뜯어고치는 수고까지 했으니... 어쨌든 눈으로 보이는 그래픽은 영 좋지 못합니다. 원래 의도대로 PC판만 개발했거나, 현세대 콘솔 정도까지만 타협했으면 지금보다는 상황이 좋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 불안한 프레임이 가장 눈에 띄는 브랜디쉬의 스테이지.)
그래픽은 그렇다치고 프레임 역시 불안불안하다는 것도 영 실망스럽습니다. 필자는 XBOX ONE 버전으로 플레이했습니다만, 큰 폭발 장면에서 간간히 프레임 저하가 보이며 특히 브랜디쉬의 스테이지 첫 파트는 눈에 거슬릴 정도입니다. 아무래도 비 효과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PC판 플레이 영상을 봤을 때는 같은 구간에서 특별히 프레임 저하가 없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각 플랫폼별로 최적화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는 느낌입니다. 이것 역시 아무래도 무리해서 너무 많은 플랫폼으로 손을 뻗쳤기 때문이라고 보여지네요.
(▲ 도대체 어째서 폭발효과를 이렇게...)
(▲ 소닉 더 헤지호그의 공식 트위터에서도 놀릴 정도... ㅋㅋ)
특히 신경쓰이는 부분이 폭발 애니메이션입니다. 전체적인 그래픽도 개발이 진행될 수록 저하되는 것이 보였지만, 폭발 애니메이션은 특히 눈에 많이 띕니다. 폭발 장면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이게 폭발인지 뭔지 도저히 분간이 잘 안 갈 정도니...
(▲ 지금 분명히 말은 하고 있는데 정작 말하고 있는 사람은 아빠 미소만 짓고 있다...)
또한 컷신에서 캐릭터들이 말은 하고 있는데 입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이 여러모로 신경쓰입니다. 이럴 거면 차라리 이미지로 처리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굳이 3D 모델을 이용해서 컷신을 만들어야 했다면 최소한 입이 움직이게끔만 해줬어도 좋았을 것 같네요. 입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은 마음 먹고 간단하게 만들면 두 개 프레임만으로도 가능한 일인데, 어째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는 의문입니다.
(▲ 놀랍게도 이게 엔딩 중의 한 장면.)
같은 맥락에서 오프닝과 엔딩 장면이 이미지로만 처리된 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영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컷신처럼 3D 모델이 멀뚱멀뚱 서 있을 바에야 이미지로 처리하는 것이 낫기는 낫겠지만... 특히 엔딩은 뭔가 성취감이 느껴지기에는 많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빨간 원으로 표시해둔 적을 보면 알겠지만... 이곳이 적이 잘 안 보이는 대표적인 구간.
빨간 원도 잘 안 보이는 게 함정이라면 함정...)
또한, 2D 게임이나 2.5D 게임들에서 흔히 발생하는 문제 중 하나가 여기에도 존재하는데, 가끔 배경과 진행 구간의 구분이 힘들 때가 있습니다. 특히, 크기가 작은 적들의 경우에 배경과 구분이 안 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이게 지금 뭐가 어떻게 되는 건지 분간이 잘 안 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게임 전부가 그런 것은 아니라서 다행이긴 합니다만, 구분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임에 틀림없습니다.
별개로 벡의 움직임은 어색하지 않고 아주 부드럽습니다. 벡의 애니메이션 자체는 크게 흠잡을 부분은 없어보이네요. 벡 이외의 적들의 움직임도 딱히 나무랄데는 없어보입니다. 그냥 그 정도 칭찬해주고 싶네요.
(▲ 왼쪽에서 자판 두드리고 앉아있는 캐릭터가 바로 콜.)
따로 카테고리를 정하기 어려워서 여기서 얘기해보자면, 캐릭터들이 딱히 큰 매력이 없는 것도 문제라고 봅니다. 마이티 넘버즈들이 나름의 개성을 가지고 있는 건 뭐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만, 서포터 캐릭터인 콜 같은 경우에는 매우 실망스러웠습니다. 애초에 콜의 콘셉트가 벡에 비해 인간적인 면모가 부족한 것이라는 것은 애초에 정해진 사실이라 알고는 있었지만, 그것이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바뀐다던가 하는 부분도 없고 그냥 한결같이 로봇 그 자체의 모습만을 보여준데다가 <클래식 록맨> 시리즈의 '롤'과는 정말 너무나도 많이 대비되는 모습인지라 매력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봅니다.
(▲ 왼쪽이 <록맨> 시리즈의 '롤', 오른쪽이 <마이티 No. 9>의 '콜'.
위의 이미지와는 달리 콜은 작중에서 단 한 번도 웃지 않음.)
그 외에 Dr. 산다나 Dr. 화이트같은 조연들도 성우들의 연기력 때문일지도 모르긴 하지만, 크게 와닿는 부분들이 없었습니다. 서포터 캐릭터인 '패치'의 경우에는 <클래식 록맨> 시리즈의 '에디'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데, 에디보다는 확실히 실용성은 좋아보이지만, 특별히 매력도 없고... '러쉬'와 같이 스테이지 진행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캐릭터도 없어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음악 및 사운드>
이 부분은 애초부터 걱정하지 않았던 유일한 부분이었습니다. <록맨>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음악이 정말 좋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더군다나 <록맨 1>과 <록맨 2>의 작곡가들이 참여했기 때문이죠. 특히 개인적으로는 <록맨 2>의 사운드트랙을 진짜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오히려 기대까지 했습니다.
(▲ <록맨> 시리즈의 메인 테마곡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괜찮은 느낌의 메인 테마곡.)
예상대로 각 스테이지 분위기에 맞게끔 음악이 잘 흘러나왔으며, 사운드 이펙트 역시 나쁘지 않았습니다. 보스전 음악과 메인 테마가 특히 마음에 들었으며, 몇몇 스테이지의 음악들도 기억에 남네요. 다만, 각 플랫폼 별로 사운드 믹싱이 제각각인 것 같던데, <록맨> 시리즈를 플레이하는 느낌을 더욱 느끼려면 옵션에서 배경음 볼륨을 제일 높게 지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XBOX ONE 버전은 크게 사운드 믹싱에 문제를 느끼지는 못했지만 배경음악이 상대적으로 볼륨이 작게 느껴진다는 느낌이 살짝 있기는 했습니다.
몇몇 분들께서는 보스전 직전에 흘러나오는 음악이 <록맨 X> 시리즈나 <록맨 제로> 시리즈처럼 긴장을 고조시키는 음악이 아니라 잔잔한 메인 테마곡이 흘러나온다는 점을 비판하시는 것 같던데, 이 부분은 생각하기 나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상대하는 적들이 대부분 벡의 형제들이기 때문에 맥락 상으로 크게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보여집니다만...
<게임 플레이>
가장 논란의 여지가 큰 부분이 바로 게임 플레이 측면일 것 같습니다. 자세히 짚고 넘어가보도록 하죠.
(▲ '움직이고, 점프하고, 적을 쏜다'는 록맨의 기본적인 움직임은 잘 갖추고 있다.)
일단 전반적인 게임 플레이는 <클래식 록맨> 시리즈, <록맨 X> 시리즈, <록맨 제로> 시리즈가 한데 뒤섞인 느낌입니다. 기본 메커니즘은 <클래식 록맨> 시리즈를 따라가고 있습니다. <클래식 록맨> 초창기와 <록맨 9>, <록맨 10>의 메커니즘이 가장 비슷하다고 보여집니다. 거기에 <록맨 X> 시리즈와 <록맨 제로> 시리즈의 대쉬 시스템이 가미됐습니다. 대쉬 시스템이 이 게임에서 매우 중요한 시스템인데, 일단 대쉬는 조금 이따가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죠.
기본적인 움직임부터 살펴보면, <클래식 록맨>과 흡사하긴 하나 느낌이 오묘하게 다릅니다. 우선 캐릭터의 움직임이 너무 가볍지는 않아서 제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은 들며, 점프 버튼을 누르는 정도에 따라서 점프의 높이가 달라진다는 점은 동일하고, 한 화면에 기본 버스터를 3발까지 발사할 수 있다는 점도 동일합니다. 다만, 슬라이딩이나 차지샷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슬라이딩은 어차피 대쉬로 대체되기 때문에 상관없지만 차지샷이 없는 것을 아쉬워하는 분들이 계실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차지샷이 있고 없고에 따라 게임의 난이도가 둘쑥날쑥한다고 생각되고 차지샷을 많이 쓰는 편도 아닌지라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아마도 차지샷이 있었다면 게임의 난이도가 많이 하락했을 것 같네요. 적어도 <록맨> 시리즈의 '점프하면서 적을 쏜다'는 그 재미만큼은 잘 보존했다고 생각됩니다.
(▲ <록맨> 시리즈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자,
다른 매체들이 유일하게 공통적으로 호평하는 것이 바로 이 '대쉬 흡수' 시스템.)
기존 <록맨> 시리즈와는 달리 적을 공격해서 없애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적을 기본 공격으로 무력화(혹은 약화)시킨 다음에 대쉬를 통해 흡수하는 방식이 주된 공격 방식입니다. 물론, 공격만으로도 적을 제거하는 것이 가능하긴 합니다만, 시간도 더 걸리고 여러 보너스를 덜 받기 때문에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대쉬를 통해 적을 흡수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록맨> 시리즈와는 달리 적을 제거해도 에너지 회복 아이템이나 무기 에너지 회복 아이템이 따로 떨어지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대신에 적을 흡수하면 무기 에너지 회복은 곧바로 이뤄지게끔 되어있죠. 우선, 적이 무력화됐을 때 나타나는 색깔이 4가지가 있습니다.
- 파란색: 액셀 리커버 충전 (AcXel Recover)
- 빨간색: 공격력 강화
- 초록색: 이동 속도 강화
- 노란색: 방어력 강화
파란색의 경우를 제외하고 나머지 3개는 흡수하는 즉시 버프가 발동되며, 벡의 위에 그 지속시간이 원을 통해 표시됩니다. 공격력이 강화된 상태에서는 벡의 기본 버스터 공격이 벽과 적을 무시하고 뚫고 지나가게 되며, 이를 통해 벽 너머의 적에게 공격을 하거나 줄줄이 서 있는 적들을 한 번에 제압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동 속도 강화는 말그대로 이동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고, 방어력 강화도 말그대로 방어력이 높아지는 것이니 따로 설명할 필요는 없어보입니다.
(▲ 화살표로 표시된 아이콘이 바로 '액셀 리커버' 아이템.)
파란색 셀을 설명할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 우선 이 게임에는 <클래식 록맨> 시리즈의 'E 캔'처럼 스테이지를 다니면서 구하거나 상점에서 구입하는 에너지 회복 아이템이 있는 것이 아니라, <록맨 X> 시리즈와 <록맨 제로> 시리즈에 나오는 'E 탱크'와 비슷한 개념의 아이템이 있습니다. 벡에게는 기본적으로 'E 탱크'가 하나 주어진다고 보시면 되고, 파란색 셀을 흡수하면서 그것이 채워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만, E 탱크처럼 덜 채워진 상태에서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반드시 다 채워진 상태에서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다 채워진 상황이라면 뷰 버튼(혹은 기존 '셀렉트' 버튼 위치의 버튼)을 통해 곧바로 회복할 수도 있고 정지 메뉴를 통해서도 회복이 가능합니다. 이 아이템은 액셀 리커버 I이고, II가 따로 존재합니다. 이는 서포터 로봇인 '패치'가 스테이지 중간에 직접 전달해주는 아이템입니다. 이는 받자마자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
기존 <록맨> 시리즈와 다른 점이라면, 이 아이템들은 한 번 사망하면 같이 사라진다는 점입니다. 그러니 낭떠러지나 가시에 박혀 죽는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체력이 거의 바닥난 상황이라면 망설이지마시고 써주시는 것이 좋을 때가 많습니다. 또한 I의 경우에는 사용하고 난 뒤에도 파란색 셀을 흡수해서 다시 채우는 것이 가능합니다.
(▲ 나름대로 전략적인 플레이를 하게끔 만들어주는 '대쉬'.)
이번엔 대쉬에 대해서 한 번 살펴보죠. 대쉬로 적을 흡수한다는 점은 이미 설명드렸지만, 적을 흡수할 때 반드시 적에게 직접 달려들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적과 충분히 근접한 상태라면 적의 위나 아래에서도 대쉬로 흡수가 가능합니다.
대쉬는 기본 대쉬도 있지만, 방향키 아래 버튼을 누른 채로 대쉬하시면 '슬라이딩 대쉬'라는 것을 할 수 있습니다. '다이나트론'의 스테이지에서 그 용도를 확실히 아실 수 있을텐데, 일직선으로 날아오는 적의 공격을 피할 수도 있어서 나름대로 유용한 기술입니다. 벽 아래에 좁은 틈으로 지나갈 때는 굳이 슬라이딩 대쉬를 하지 않고 그냥 대쉬를 해도 알아서 슬라이딩 대쉬로 지나갑니다.
(▲ 공중에서 빠르게 아래로 내려가기 좋은 기술인 아래 방향 대쉬.
다만, 이 기술을 사용 중에는 취소가 절대 불가능하다.)
또한, 게임 내의 팁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부분 중에 하나로 공중에서 아래로 대쉬해 내려가는 기술도 있습니다. 높은 곳에서 빠르게 아래로 내려가고자 할 때 유용합니다. 나중에는 반드시 필요한 구간도 존재하니, 미리 익혀두시면 좋습니다.
(▲ 횡스크롤 액션 게임치고는 굉장히 파격적인 기능이라고 생각되는 공중 무한 대쉬.)
대쉬는 또한 <록맨 X> 시리즈나 <록맨 제로> 시리즈와는 달리 공중에서 제약없이 무한대로 쓸 수 있습니다. 처음에 이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것 때문에 스테이지 난이도가 너무 내려가는 것은 아닐까 우려했는데, 이걸 남용해도 충분히 어렵게끔 레벨이 디자인되어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또한, 낭떠러지에서 대쉬를 할 경우에는 <록맨 X> 시리즈나 <록맨 제로> 시리즈처럼 지면에서 발이 떨어지는대로 바로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대쉬의 길이만큼 그대로 공중에 떠서 갑니다. 위에 장애물이 있거나 해서 점프로 넘어갈 수 없는 구간에서 활용하시면 좋습니다.
대쉬에는 한 가지 조심해야할 부분이 있는데, 그냥 일반 상태에서 데미지를 입는 것보다 대쉬 중에 데미지를 입는 것이 피해량도 크고 뒤로 더 멀리 밀려납니다. 대쉬를 하실 때에는 적을 특히 더 조심하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 왼쪽이 '백 점프 공격', 오른쪽이 '백 점프'.)
위에서 팁에서만 알 수 있는 기능으로 아래로 대쉬를 말씀드렸는데, 그 외에도 두 가지가 더 있습니다. 바로 RT를 활용한 '액션 쉬프트'라는 기술인데, RT와 점프 버튼을 함께 누르시면 점프 버튼을 누르는 정도에 상관없이 가장 높은 점프로 뒤로 물러나는 '백 점프'를 하게 되며, RT와 공격 버튼을 함께 누르시면 백 점프를 하면서 아래를 향해 공격합니다. 백 점프는 사실 그렇게 쓰이는 일이 많지 않습니다만, 아래로 공격하는 기능은 종종 쓰일 때가 있습니다. 특히 다이나트론과의 보스전에서는 약점 무기가 없다면 거의 필수죠.
(▲ 벽을 타고 올라가거나 내려올 수는 없지만, 다행히도 난간에 매달리는 것은 가능.)
<록맨 X> 시리즈와 <록맨 제로> 시리즈와의 차이점으로는 '벽 타기'가 없다는 점입니다. 대신 난간에 매달리는 기능이 존재합니다. 벽을 타야하는 상황이라면 난간이 알맞게 배치되어 있을 겁니다. 또한, 난간에서 올라와야하는데, 점프로 올라가려니 천장의 가시가 너무 가까워서 위험한 상황이라면 방향키 위 버튼을 눌러 안전하게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 단순히 무기를 얻는 것이 아니라 벡의 모습 자체가 변하는 '리셀렉션'.)
<록맨> 시리즈의 전통인 보스의 무기를 획득하는 시스템은 이 게임에도 당연히 존재합니다. 그런데 기존 <록맨> 시리즈에서는 캐릭터의 색깔만 변화되는 형식이었다면, 여기서는 벡의 외형 자체가 변하는 '폼'의 형태로 존재합니다. 각 보스의 외형이 연상되는 모습으로 변화되기 때문에 이 폼이 정확히 어떤 폼인지는 보자마자 바로 파악이 가능해서 이 부분은 오히려 나은 것 같습니다. 무기 능력치는 평소에도 상당히 쓸만한 것들이 있는 반면에 특정 상황에서만 쓸만한 무기들도 있어서 전반적으로는 그냥 그렇습니다. <록맨 9>처럼 모든 무기가 쓸모있게끔 만드는 건 역시 쉽지 않은 일이었나봅니다.
무기 얘기가 나왔으니 짚고 넘어가자면, 무기를 얻었을 때 그 무기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를 대강이라도 보여주면 좋을텐데 그런 건 없고 팁을 살펴보거나 직접 해보는 수밖에 없어서 아쉽습니다. 이미 <록맨> 시리즈에서도 무기를 얻고나면 무기를 어떻게 쓰는지 대강 보여주는데, 어째서 여기서는 그런 연출을 쓰지 않았는지 좀 의문이네요.
(▲ 여러 가지로 의문이 드는 폼 선택 방식.)
다만, 폼 선택이 다소 복잡할 수 있습니다. <록맨> 시리즈에서는 정지 메뉴를 통해 무기를 선택하거나, L 및 R 버튼을 통해 빠르게 선택하는 것이 가능했는데, 여기서는 정지 메뉴를 통한 선택이 없고 LB와 LT를 통해 원하는 폼을 선택한 뒤 Y 버튼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게임 진행 도중에 정신없는 상황에서 폼을 고르기가 다소 난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여겨집니다. 그런데 사실 따지고 보면 정지 메뉴를 통한 선택이 있기는 있습니다. 정지 메뉴를 통해서 B, LS, RS 버튼에 자주 사용하는 폼을 지정해서 단축키 형태로 사용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하자니 좀 번거롭다는 느낌이 들지 않나 싶습니다. 필자도 단축키는 쓰지 않고 LB와 LT로 골라가면서 했습니다. 익숙해지니 뭐 그러려니 싶어졌긴 하지만 불편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 몇몇 이들에게는 이런 레이아웃도 불합리하게 어렵다고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게임 메커니즘에 대해서 좀 많이 적어봤는데, 이번에는 그 외에 다른 이야기도 해보도록 하죠. 레벨 디자인이 좋지 않다는 의견을 많이 들었습니다. <록맨> 시리즈의 평균치를 생각해도 분명 레벨 디자인이 훌륭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레벨 디자인이 '불합리하게' 되어있지는 않다는 게 제 의견입니다. 이 게임의 스테이지들이 카운터섀이드의 스테이지처럼 재미없고 밋밋한 스테이지가 있기는 합니다만, 적어도 모든 스테이지를 데미지없이 클리어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는 하겠지만) 가능하기는 하죠. 나름 머리 써야되는 부분도 있고, 마이티 넘버즈 모두를 처리하고 난 다음에 진행하는 공장 레벨은 지금까지 획득한 모든 폼을 적절히 섞어서 사용해야하는 곳이라 나름의 퍼즐 요소도 잘 활용했다고 생각됩니다.
(▲ 특정 스테이지에서 특정 마이티 넘버즈 중 한 명이 진행을 도와준다.
스테이지에 돌입하기 이전에 그 여부를 확인 가능.)
또한, <록맨 X>로부터 영감을 받은 것으로 추측되는데 마이티 넘버즈를 제압하면 특정 스테이지에서 특정 마이티 넘버즈가 스테이지에 와서 도움을 줍니다. 예를 들어, 파이로젠을 제압하고 나면 크라이오스피어의 스테이지에 파이로젠이 등장해 도움을 줍니다. 원래 아무런 도움없이 크라이오스피어와의 보스전에 돌입하면 바닥이 미끄러운 상태인데, 파이로젠이 도움을 준 경우에는 바닥의 얼음이 다 녹아내리기 때문에 미끄러지는 것 없이 보스전에 돌입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칭찬해줄만하다고 보여집니다.
(▲ 패턴을 파악하면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은 보스전.)
보스전은 대체적으로 만족하는 편입니다. <록맨> 시리즈도 스테이지와 더불어 보스전이 하이라이트에 손꼽히는데, 여기서도 나름 재밌는 보스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몇몇 보스들은 꽤 어려워서 많은 분들이 클리어하지 못하시는 경우가 있는 것 같은데, 브랜디쉬나 다이나트론 같은 보스들은 특히 약점 무기가 없는 상태에서 접근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보스들의 패턴을 파악하고 나면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습니다. <록맨 2>의 퀵맨이나 <록맨 3>의 니들맨이나 섀도우맨처럼 환장할 것 같은 난이도는 아니라서 연습을 통해 충분히 정복 가능하다는 점에서 마음에 듭니다.
보스도 일반 적들을 상대하는 것과 동일하게 약화시킨 다음에 대쉬를 통해 흡수해야 하는데, 보스마다 흡수해야하는 횟수는 다 다릅니다. 약화시킨 상태에서 너무 오래 놔두면 보스가 체력을 도로 회복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도 있습니다. 무작정 공격해서 약화시켰다가 대쉬로 흡수할 수 없는 위치로 보스가 피해버리거나 하면 시간낭비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보스의 셀을 흡수할 때 대쉬로 파고들어야하기 때문에 보스와 접촉하면서 데미지를 받지 않을까 걱정하실 수도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흡수 직후에 일정 시간 동안은 접촉 데미지를 받지 않도록 되어 있습니다.
좀 놀라웠던 부분으로, <록맨> 시리즈의 전통인 '보스들과의 재대결'이 없었습니다. 이 부분은 보스들의 콘셉트가 <록맨> 시리즈와는 조금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 사실상 보스와의 재대결이라는 콘셉트 자체를 처음 만들어낸 게 <록맨> 시리즈였다는 걸 생각해보면 충분히 놀라울만하다고 생각됩니다. 재대결이 있다고 해서 딱히 크게 거슬렸을 것 같지는 않은데, 없다고 해서 딱히 문제될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어차피 '보스 러쉬' 모드라는 게 따로 있기도 하고...
(▲ 레이 DLC를 비롯해서 이것저것 하다보니 플레이 시간이 7시간이 넘어가고 있는 모습.)
그렇다면 게임의 볼륨은 어느 정도일까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록맨 1~2>나 <록맨 9~10> 정도의 볼륨이라고 생각됩니다. 처음에 플레이했을 때는 엔딩볼 때까지 대략적으로 4시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최종 보스에서 시간을 조금 많이 허비해서 그렇기는 한데, 지금은 많이 익숙해져서 2시간 안에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이긴 합니다. 2만원 남짓의 게임인 것을 감안했을 때, 그리고 <록맨> 시리즈의 정신적 후속작임을 감안했을 때, 볼륨이 터무니없이 작은 것은 아니지만, 마이티 넘버즈를 모두 제압한 이후의 스테이지가 2~3개 정도 더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레이 DLC로 인해서 플레이 타임이 자연스럽게 더 늘어나긴 하니까 그냥 딱히 나쁘지는 않았다고 평하고 싶네요.
(▲ 여러 가지 챌린지들이 준비되어 있는 EX 모드.
마지막 챌린지만 아직 클리어하지 못한 상태.)
그 외에 게임을 더 많이 플레이할만한 요소로는 'EX 모드'가 있습니다. EX 모드에는 솔로 챌린지 모드와 협동 챌린지 모드, 보스 러쉬 모드, 온라인 레이스 배틀 모드가 있습니다. 제대로 즐겨본 모드는 솔로 챌린지와 보스 러쉬 모드인데, 솔로 챌린지는 시간 기록에 따라 전세계 유저들과 경쟁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좋은데 리더보드를 확인하는 게 좀 번거로운 방식으로 되어 있어서 실망스럽습니다. 해당 챌린지에서 바로 볼 수 있게 되어 있으면 좋을텐데, 리더보드에 들어가서 해당 챌린지 번호를 선택해서 검색해야 합니다. 더 편리한 방법이 분명 있었을텐데... 보스 러쉬 모드는 아직 클리어하지 못했습니다만, 게임에 등장하는 모든 보스를 한 번에 상대해야 하고, 액셀 리커버리 I과 II가 주어집니다. 모든 폼을 이용할 수 있으므로 약점 무기를 잘 활용하면 좋을텐데, 쉽지는 않네요.
그리고 협동 챌린지 모드와 온라인 레이스 배틀 모드 같은 경우에는 버그 투성이에다가 도저히 게임 진행이 어려울 정도로 최악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XBOX ONE 버전에서는 매칭 자체가 안 되는 걸 보니 사람이 없는 걸로 추측되긴 합니다만... PC판으로는 아마 매칭이 가능하긴 하겠지만 영상을 보니 그냥 안 건드리는 쪽이 나을 것 같네요. 온라인 모드 때문에 진즉에 개발이 끝났던 게임이 지금까지 발매 연기됐던 걸 생각하면... 정말 안타깝기 그지없네요.
(▲ 왜 이렇게 디자인했는지 의도가 궁금한 스테이지 셀렉트 화면.)
하나만 더 덧붙이자면... UI가 썩 훌륭하지는 않습니다. 위에서 챌린지 모드의 리더보드를 확인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적었는데, 스테이지 셀렉트 화면도 UI가 썩 좋지 못합니다. 많이 불편한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록맨>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스테이지 셀렉트 화면들이 거의 전부 다 직관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것을 생각하면... 왜 굳이 불편하게 이런 형식으로 결정한 것인지 의문이네요.
<기타 사항>
(▲ $60를 후원한 필자는 마이티 No. 71144로 등록되어 있음.)
엔딩 크레딧이 어마무시하게 깁니다. 엔딩 크레딧을 모두 보려면 3시간 40분 이상을 봐야하기 때문에 그걸 그대로 보는 건 좀 아무래도 무리고, 자신이 후원자라면 후원자 번호를 입력해서 찾아보시면 되겠고 그게 아니라면 그냥 다 스킵하시거나 제작진 크레딧만 보셔도 되겠습니다.
자신의 후원자 번호는 <마이티 No. 9> 공식 홈페이지에 로그인하면 알 수 있는데, 일부 후원자들은 자신의 이름이 제대로 안 나왔다던가 하는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더구나 자신의 번호를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의 번호가 빨간색으로 표시되기만 하고 그쪽으로 바로 이동하지 않습니다. 또한, 후원자 크레딧이 10000 단위로 끊어져있기 때문에, 혹시 자신의 번호가 10000번이라면 1~10000번의 크레딧을 끝까지 꽤 오랫동안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어야합니다. 스킵하면 10001~20000번으로 넘어갈테니 스킵을 할 수는 없으니까요. 더 나은 방법들이 분명 있었을텐데, 기본적인 사항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 부분이 실망스럽네요.
(▲ 환희와 실망의 드라마가 한데 모여있던 <마이티 No. 9>의 킥스타터 페이지.)
<마이티 No. 9>을 둘러싼 여러 가지 킥스타터 이야기들도 다루고 싶기는 하지만, 이미 긴 리뷰가 더 하염없이 길어질 것 같아서 따로 다루지는 않겠습니다. 그냥 간단히 적자면, 후원자들을 상대로 영 좋지못한 대응은 아무리 생각해도 쉴드치기가 어려우며, 각 플랫폼별로 발생하고 있는 여러 버그들에 대한 대응도 지금까지 끊임없이 발매를 연기한 것에 비해서 썩 좋지 못했습니다. 다른 버전은 모르겠지만 XBOX ONE 버전의 경우에는 레이 DLC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서 DLC를 받아놓고서도 플레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지금은 업데이트되어 해당 문제는 고쳐진 상황이지만... 흠.
(▲ 게임이 발매되고난지 2주가 지나가고 있지만,
사운드트랙과 매뉴얼이 아직도 준비되지 않았다.)
그리고 현재 후원자 보상 목록도 전부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필자의 경우, $60 후원을 했기에 디지털로 제공되는 모든 보상을 받을 수 있어야 되는데 현재 아트북과 공략집만 제공받았습니다. 사운드 트랙과 공식 매뉴얼은 여전히 준비 중입니다. 게임 자체에 대한 문제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보상은 어째서 늦어지고 있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여담으로 공략집의 퀄리티는 꽤 좋더군요. 제가 궁금했던 요소들이 전부 다 담겨있어서, 나중에 참고하기 좋을 것 같았습니다.
<총평>
여기까지 읽어보셨는데, 이 게임이 과연 어느 정도의 점수를 받을만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현재 <마이티 No. 9>의 메타크리틱 점수는 PC판 기준으로 54점이며, 유저 스코어는 35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많은 분들께서 이 게임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색안경을 끼고 보고 계시다고 생각됩니다. 이 게임을 둘러싼 논란이 너무나도 많고, 더군다가 <록맨> 시리즈의 정신적 후속작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더욱 기대하는 바가 컸기 때문이었겠죠.
(▲ 처참한 성적을 거둔 <마이티 No. 9>.)
저는 절대로 이 게임이 훌륭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간단히 평하자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고 보고 싶네요. 2016년 중에 '가장 실망스러운' 게임을 꼽으라면, 저는 아마도 별 이변이 없는 한 이 게임을 꼽을 겁니다. 기대한 바가 큰만큼 실망도 커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하지만 가장 실망스럽다는 것이 '가장 못만든' 게임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 마이티 넘버즈의 9번째 로봇, '벡'.
그리고 라이트 넘버즈의 1번째 로봇, '록'.)
위에서 정말 여러 가지 많이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이 게임은 시스템적으로는 잘 짜여진 게임입니다. 적어도 <록맨> 시리즈와 같은 횡스크롤 액션 장르에서는 말이죠. 그리고 이 게임은 최근 나오는 게임들에 비해서 그다지 친절하지 않습니다. 패미컴 시절의 <록맨> 시리즈처럼 말이죠. '그건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니까 지금 시대에 맞춰야되는 것 아니냐'라는 의견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이 게임이 현세대 게임들로부터 받아들여야하는 점들은 분명 있지만, 애초에 이 게임이 추구하고자 했던 '일본식 고전 2D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라는 것만큼은 나름대로 잘 파고들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패미컴 시절의 느낌 거의 그대로 돌아왔던 <록맨 9>의 평가가 좋았던 것을 생각하면, 친절하지 못하다고 해서 나쁜 게임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 게임은 절대로 <록맨>은 아닙니다. <록맨>의 느낌을 어느 정도 살려낸 게임 정도로 판단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록맨>의 정신적 후속작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달고 나오기는 했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여전히 많죠. 하지만, 패미컴 시절의 환장하는 난이도의 게임을 그리워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쯤 해보셔도 나쁘지는 않을까 생각됩니다.
여러모로 <마이티 No. 9>은 <록맨> 시리즈의 가장 첫 작품인 <록맨 1>을 떠오르게 합니다. <록맨 1>이 시리즈의 기초를 다진 기념비적인 작품임은 맞지만, 지금와서 그 후속작들과 비교했을 때 부족한 부분들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하지만 <록맨 1>의 바로 다음 작품이던 <록맨 2>가 시리즈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히게 됐던 과거를 생각해보면, 실낱같은 희망이 보일듯 말듯... 하네요.
이런 종류의 게임을 많이 해보지 않으셨거나, 해보셨더라도 <록맨> 시리즈에 익숙지 않으신 분들께는 쉽사리 추천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어려운 난이도 탓에 금방 흥미를 잃어버리고 돈 아깝다는 생각을 하실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궁금해서 해보고 싶으신 분들은 차근차근 진행하시길 권장드립니다. 그리고 <록맨> 시리즈에 익숙한 팬분들이라면, 아마 금방 적응하고 게임을 어느 정도 즐기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차피 팬분들은 이미 해보셨을 것 같기는 하지만...
(▲ 한글 자막은 영어 자막을 기본으로 번역됨.)
또한, 이 게임은 플레이스테이션과 스팀에서는 한글 자막이 지원되는데, XBOX 쪽에서는 한글 자막이 없습니다. 대신에 희한하게 XBOX 쪽 가격이 다른 플랫폼보다 저렴하게 책정되어 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가격 책정이지만, 어찌됐든 구입하시려는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현재 'XBOX < 스팀 < PS' 순으로 가격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게임 리뷰를 작정하고 써보는 건 처음이다보니 쓸데없이 길게 썼다고 생각됩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굉장히 감사드립니다. 게임 리뷰라는 게 생각보다 참 어려운 일이군요... 추후에 또 리뷰를 작성할 일이 생기면 좀 더 짜임새 있게 잘 정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S.: 캡콤이 <록맨> 시리즈를 부활시키려면 지금만큼 좋은 타이밍이 없는데... 지금 뭐 신경이나 쓰고 있는지 어떤지도 모르겠고... 에휴.
Mighty No. 9
June, 2016
PC, PS4, PS3, PS Vita, XONE, X360, Wii U, 3DS
Comcept, Inti Creates


















글 잘 읽었습니다.